2011년 1월 2일 일요일

음력에 대한 생각 ?

우리는 대체로 서양 사람들이 쓰는 양력은 과학적이고, 동양에서 오랜 동안
사용해 온 음력은 미신적이려니 짐작하고 있다. 과학이라는 학문이 서양에서
발전해 왔기 때문에 우리는 알게 모르게 서양 사람들이 쓰는 것은 과학적이고,
우리가 써 온 것은
미신적이거나 불합리하다고 생각하기 쉬운 때문이다. 하지만 이 선입견은
그야말로 선입견에 불과하다. 오히려 동양 사람들이 줄기차게 지켜온
음력이야말로 과학적이고, 서양이 사용해 온 양력이야말로 미신투성이인 것이다.
음력은 날이 가는 것은 달의 운동으로 기준을 삼고, 계절의 변화는 24절기로
나타내어 달과 해의 움직임을 그대로 나타내려고 노력해 만든 순전히 과학적인
역법이다. 당연히 우리는 음력을 사용할 때면 계절을 알기 위해서는 24절기를
보며, 날짜는 달모양을 알기 위해서만 사용할
일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양력을 오래 쓰는 동안 익숙해진 대로 날짜로써 계절의
변화를 예측하려 하며, '토정비결'을 비롯한 전통적 역술 행위(흔히 미신으로
치부되어지고 마는)가 모두 음력을 기준으로 지켜지는 것에 주목하곤 한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음력은 미신 투성이이고, 양력이야말로 과학적이거니 지레
판단해 버리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양력은 아무 의미도 없이 정해진 1월 1일이
새해 시작의 날이 된다. 또 양력에서는 구태여 한 달의 날짜 수를 지금처럼
불규칙적으로 바꿀 필요가 없는데도 7월과 8월은 연속으로 31일씩인가 하면,
2월은 평년인 경우 28일밖에 되지
않는다. 이것은 로마 황제 율리우스 시저와 아우구스투스의 출생월(出生月)을
하루라도 더 길게 기념하기 위해서 생긴 전통 때문이다.
자연의 어느 것이 새로 생겨나거나 새로운 주기가 시작되는 날도 아니건만
양력 1월 1일은 우리 전통적 설날 대신 기념하여 3일씩이나 쉬던 것은 잘못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이런 점들에 대한 문제 제기들이 관철되어
1989년부터 우리는 '민속의 날' 대신 '설날' 이란 말을
되찾고 음력 설날 3일 연휴를 즐기게 되었다. 내친 김에 음력 속에 있는 양력
성분인 24절기를 널리 보급하여 일상적으로 활용할 것까지도 권장한다. 이렇게
다소 엉뚱하게 양력과 음력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이는 것은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과학적'이라는
말에 대한 개념을 다시 정리해보려는 뜻에서다. 우리가 '과학' 의 기준으로 흔히
쓰는 잣대 중 하나는 바로 서양 것은'과학적'이고 우리의 전통적인 것은
'비과학적' 이라는 태도이다. 바로 이러한 잣대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앞에서처럼 양력과
음력의 간단한 비교를 통해 설명해 보려 한 것이다. 세계가 이미 양력으로
통일되어 버린 지금, 우리가 새삼 음력으로 세상의 역법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
뻔하긴 하다. 하지만 만약 동양이 서양을 지배하는 가운데 세계화 과정이
진행되어 오늘에 이르렀다면 우리는 지금쯤 다른 시간 속에 살고 있지 않을까.
이 글을 읽고 음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하긴 나는 실제로도
날씨의 변화와 계절을 살필 때 음력과 24절기를 살펴본다. 왜냐면 양력과 자연의
변화가 일반적으로도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즘 사람들은 24절기를
누가 만들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24절기는 `동지 소한 대한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 입동 소설 대설'으로 되어 있다.
그것은 옛날 중국에 카톨릭을 뿌리내린 인물인 마테오 리치 신부님이 동양
학문을 두루 셥렵한 후
만드신 것이고 우리나라에도 건너와 다산 정약용 등 많은 유학자들이 본
'천주실의'란 책도 쓰셨다. 그리고 그 분이 우리들이 은미 중에 끼친 공덕도
아주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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