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5일 수요일

이팔성 회장 "일정규모 이상 저축銀 1~2곳 인수 검토

[이데일리 좌동욱 기자] 국내 주요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금융권 최대
현안중 하나인 부실 저축은행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목소리를 냈다.

저축은행 시스템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국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결국 그 피해가 은행권까지 돌아온다는 논리에서다. 특히 정부가 소유한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복수의 부실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침까지 공개, 향후 저축은행 업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축은행 1~2곳 이상의 M&A(인수·합병)를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금융그룹 규모와 인수 후 시너지 효과를 생각할 때 일정
규모 이상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저축은행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제 1금융권(은행권)에도 여진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금융권 전체가 나서서 저축은행 부실을 안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053000)(15,550원 ▼ 300 -1.89%)은
복수의 저축은행을 인수후 합병하는 등 최소 조단위 이상 저축은행을 계열사로
편입시킬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해 턴어라운드시킬 경우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086790)(44,950원 ▼ 50 -0.11%) 회장도 "저축은행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은 금융시장 시스템 리스크로 금융회사들이 협력해서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저축은행 시스템 안정을 위해 주요 금융그룹들이
동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주요 금융그룹들이 저축은행 시스템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부실 저축은행의 대주주들의 책임을 물을 것과 정부 지원안 등
두가지 방안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회장은 저축은행 M&A나 기금조성과 같은 구체적인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이 회장이나 김 회장 모두 정부가 추진중인 예금보험기금 공동계정 도입안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또 금융당국이나 주요 금융그룹간
사전협의가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모두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그동안 저축은행 부실이나 저축은행 M&A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주요
금융그룹 CEO들이 동시에 부실 저축은행 리스크 해소에 기여하겠다는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과 사전교감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석동 신임
금융위원장이 취임사에서 금융위의 첫번째 과제로 내세운 것도 `금융시장 안정과
질서 확립`이었다.

댓글 없음: